Date: 2015.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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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 Do 타지키스탄 지부 월드프랜즈코이카 단원 : 김재욱

 차디찬 겨울의 기운이 어느새 떠나가고 4월도 막바지로 접어 들었다. 완연히 봄의 기운을 띈 타지키스탄 자연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중앙아시아의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한국보다 고도가 높아서 그런 것인지 햇살은 고향인 대구에서 맞이한 한 여름의 그것과도 버금 갈 정도로 뜨겁게 내리쬐는 날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벌써부터 태양이 강렬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이 곳에서의 여름을 잘 견뎌낼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저 작년 여름 방독면까지 뒤집어 쓰고 뛰어다니던 군에서의 경험이 그나마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 그래도 숨은 제대로 쉴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타지키스탄 고앤두 지부 행정업무 속에서, 틈틈이 언어 공부도 하고 히소르 아이들과 어떤 수업을 진행할 지 고민을 종종 한다. 과연 내가 하는 이 수업이 그 아이들의 인생에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이 가끔 찾아 올 때면 솟구치던 의욕이 순식간에 식어버리곤 한다.

 무수한 고민과 질문 끝에 도달한, 나 자신의 결론이 있다. 내가 만약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면, 그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힛소르 시각장애인 학교에서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근무 중에 있습니다. : 편집자 주) 아니 어쩌면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이라고, 마찬가지로 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넘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이 세상은 처음부터 누구나 혼자서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진 곳이 아니니까.

 4월 한 달은 서글프게도 히소르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아직 준비되지 못한 것도 사실이고. 지부장님이 아이들을 위해서 계획 중인 작지 않은 프로젝트가 잘 준비되어서 점점 커가는 아이들이 나중에는 자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바램에서 기타 실력을 좀 더 다듬고 지부장님이 계속해서 하고 계신 프로그램을 통해 간접적이지만 아이들을 위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중이다.

 히소르 아이들과 시간을 못 보낸 것과는 반대로, 타직 외대 어학당 학생들이랑은 더 많이 친해진 것도 같다. 26일에 치러진 한국어능력시험 후 28~29일에 문화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부대끼며 잡채를 만들어 먹으면서 좀 더 관계가 친밀해졌다고나 할까. 앞으로도 계속 문화 수업을 진행 할 것이고 곧 봄소풍도 갈 예정이어서 학생들과 함께할 시간이 늘어간다는 사실이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감사 한 마음이 든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 곳에서 가끔 즐겨 먹는 현지음식인 샤슬릭(양꼬치구이) 보다 더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몸이 지치고 힘들 때도 있지만 나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즐거워 하는 아이들을 보며 선생님으로 느낄 수 있는 보람이 말끔히 피로를 씻어주는 기분도 들고 참 감사하게 느껴진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지만 기꺼이 그 길을 갈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의 부귀영화를 생각하고, 그저 그런 스펙의 한 줄 끄적거릴 생각으로 온 건 아니니까. 재미있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다음 달부터는 히소르 아이들과 더 더 더 많이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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