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201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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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그녀의 아이는 학교에 다닐 수 없었다. 공교육, 의무 교육을 말하지만 장애아동은 예외였다. 같은 처지의 부모들과 함께 길거리로 나섰다. TV에서 구경만 했던, 피켓을 들었다. "장애인의 교육권을 보장하라". 삭발했다. 단식 농성을 했다. 국회의원을 찾아다녔다. 3년 동안 싸웠다. 2007년 5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제정됐다. 

부모와 가족이 일터로 나간 후 장애인인 내 자녀, 가족을 돌봐줄 사람이 없었다. 학교를 가는 것도, 잠깐 외출을 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장애인은 사회와 격리됐다. 다시 부모들과 길거리로 나섰다. 피켓을 들었다. 국가, 정치인, 사회에 호소했다. "장애인의 활동권을 보장하라." 2010년 12월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장애를 가진 이들은 학교를 졸업하면 갈 곳이 없다. 둘 중 하나다. 시설로 가든지, 집에 있든지. 장애인에게 '사회 생활'이란 없는 개념이다. 보호자들의 나이가 들어갈 수록 두려움은 커진다. "내가 죽으면, 누가 돌봐주지?" 가족, 부모가 감당해낼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또 길거리로 나섰다. 국회의원을 찾아다니며 호소했다. 2014년 5월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일할 곳이 없었다.  "장애인은 게으르고 지저분하다"는 편견. 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일하고, 월급을 받고, 자립할 수 있는 기회는 애초에 주어지지 않는다. 같은 고민을 안고 있던 이들과 함께 2013년 1월 '연리지장애가족사회적협동조합'(연리지)을 만들었다. 장애인에게 맞는, 장애인이 주축인 일터가 생겼다. 

대전에서 활동하는 연리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팀을 이뤄 세차 사업을 한다. 팀장급 1명과 장애인 3~4명이 한 조를 이룬다. '회오리 세차' 방법을 이용한다. 특정한 것에 집착하는 장애인들의 꼼꼼함이 세차 작업에 필요한 능력이 됐다. 연리지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서로 뿌리가 다른 나무가 자리 다툼이 아닌 공존을 선택하듯, 장애인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조건을 만들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추구한다."

성과를 인정받아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2014년 협동조합 사례집'에 실렸다. 이사장인 그녀는 2014년 12월 기획재정부장관상을 받았다. 연리지 최명진 이사장의 이야기다. 학령기 장애인 보호자들이 누리고 있는 교육권, 활동권, 생존권 등의 제도적인 보장의 시작에는 최 이사장을 비롯한 장애인 보호자와 가족들의 싸움이 있다. 이들이 내딛은 한 걸음은 같은 고민과 절박함을 안은 이들의 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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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1일 평택시립안중도서관에서 열린 '사례와 게임으로 배우는 협동조합 강좌'의 제1강에서 최 이사장은 말했다. "연리지는 절박함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녀는 "성공한 사람들은 상처에 길을 묻고 상처에서 답을 듣는다"는 격언을 인용했다. "아이디어는 자기 문제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장애인이 졸업한 이후에 일할 곳이 없는 현실에서 연리지는 비롯했다. 

왜 협동조합인가? "같은 고민과 절박함을 안고 있는 이들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애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가족이 장애인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임자가 아닐까"라는 고민을 공유했다. 뜻을 품은 이들이 뭉쳤다. 최 이사장에게 협동조합은 도구다.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수단.

연리지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협동조합의 존재 이유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최초의 협동조합이라 불리는, 1844년 영국의 '로치데일공정선구자협동조합'(로치데일). 로치데일의 역사를 기록한 조지 제이콥 홀리요크는 말했다. "그들은 로버트 필경이 남긴 잊을 수 없는 가르침에 따라 행동했다. 즉 '자신의 문제를 자신의 힘으로 해결한' 것이다" .

당시 영국은 면직 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혁명을 통해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뤘다. 성장의 열매는 소수에게 돌아갔다. 공장 직공들은 낮은 임금과 불결한 주택에 살고 부실한 식사로 연명했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자신들의 처지가 나아질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다…. 직공들이 가진 것이라고는 가난밖에 없는데 과연 이들의 삶이 어떻게 나아질 수 있을까? 구빈법을 이용해야 하나?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는 것밖에 안 된다… 고민을 거듭하던 그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감히 투쟁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그 투쟁이란, 경험과 지식 그리고 자본이 없는 그들 스스로 상인이 되고 제조업자가 되는 것이었다".(<로치데일공정선구자협동조합 역사와 사람들> 조지 제이콥 홀리요크)

19세기 영국의 로치데일과 21세의 한국의 연리지. 시기와 지역은 다르지만 “왜 협동조합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동일하다.


< 사례와 게임으로 배우는 협동조합 강좌 : 제2강 >
– '렛츠쿱' 보드 게임으로 배우는 협동조합
– 2월 7일(토) 오전 10시 안중도서관 3층 문화강좌실

"협동조합 강의 10번을 듣는 것보다 이 게임을 한 번 해보는 게 더 도움이 됐다."

신기한 보드 게임이 있습니다. 재밌게 즐기다 보면 협동조합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을 먼저 해본 이들의 말입니다.

게임으로 즐기며 배우는 협동조합 강좌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제2강의 교재는 '렛츠쿱' 게임입니다. 렛츠쿱은 협동조합의 운영 방법, 의사 결정, 원칙, 수익을 얻는 방법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엑투스협동조합이 제작한 보드 게임입니다. 

렛츠쿱은 어렵지 않습니다. 협동조합도 어렵지 않습니다. '사례와 게임으로 배우는 협동조합 강좌' 제2강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문의 : 031-683-3566/ 010-7162-2317


사례와 게임으로 배우는 협동조합 강좌

협동조합, 생소한만큼 어렵게 다가옵니다. 알 듯하다가도 모를 듯합니다. 사례를 통해 배우고, 게임을 통해 즐기며, 내 손으로 만들다 보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협동조합에 관심 있는 평택 시민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프로그램
1강 : 사례로 배우는 협동조합(최명진 대표/ 연리지장애가족사회적협동조합)
2강 : '렛츠쿱' 게임으로 즐기는 협동조합
3강 : 내 손으로 만드는 협동조합(워크숍)

● 대상
협동조합에 관심 있는 평택 시민 누구나/ 무료 강좌

● 날짜/장소
2015년 1월 31일 ~ 2월 14일,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 12시
평택시립안중도서관 3층 문화강좌실

● 주최
장애인보호자협동조합 오름

● 주관
사회복지법인 고앤두, 일누리보호작업장, 꿈찬공동생활가정, 하래장애인주간보호센터,
서부장애인주간보호센터, 고앤두아카데미

● 문의
031-683-3566/ 010-7162-2317

포스터_2015년 협동조합 강좌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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