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201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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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래장애인주간보호센터의 백정훈(반달)입니다. 저는 하래에서 장애인보호자협동조합 오름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조금 긴, 올해의 오름과 내년의 오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장애인보호자협동조합 오름이 올해 2014년 2월 창립 총회를 열고 정식 법인이 된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갓 태어난 협동조함임에도 오름은 많은 외부 활동에 참여해 평택 지역에서 당당한 협동조합의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작은 금액이지만 수익 사업으로 기쁨을 맛보기도 했고, 오름의 이름으로 안중도서관 매점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사회복지법인 고앤두와 함께 서부장애인주간보호센터 위탁에도 참여하는 등  많은 일을 수행했습니다.  물론 기쁜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조합원들의 탈퇴, 임원진의 과부하, 관계에서 비롯하는 어려움 등 부침도 있었습니다. 

조금은 지쳐갈 무렵, 지난 12월 초 서울에서 진행된 '협동조합 총회 준비 교육'을 다녀왔습니다. 또 하나의 과제를 떠안고 오게 될 것 같은 무거운 마음으로 강의실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나올 때는 밝은 얼굴과 희망을 품을 수 있었습니다. 

오름 안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 오름 만의 일은 아니었습니다. 협동조합이라는 틀로 함께 꿈꾸고 일하고 살아가려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일이었습니다. 오름도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가고 있다는 것, 이것이 커다란 위안과 희망이 되었습니다.  제가 어쩌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매끈매끈한 조직에만 길들여져 있던 타성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교육 내용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내용은 협동조합이 '사업체'와 '결사체'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쉬운 말로 한다면, 협동조합은 '돈' 버는 '일'을 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함께 꾸는 '비젼'을 성취하려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의미입니다. 조합원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협동조합이지만, 필요에만 매몰되어 '무엇'을, '어떻게' 이룰 지에 대한 고민을 빠뜨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금 배웠습니다. 

간단한 사항 하나를 결정하기 위해 3개월에 걸친 회의와 토론을 거친다는 일을, 일반 조직에서는 비효율적이라고 치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협동조합이라면 이것은 비효율이 아니라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설득하고, 설득당하고, 질문하고, 대답하고, 이런 지난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성장합니다. 나의 이야기와 논리를 찾고, '너'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로 만들어 가며 함께 고민하게 됩니다. 

교육 후 2015년 오름의 방향성을 어디로 잡아야 할까, 어떻게 지원해야 할까를 고민하며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는 그 내용을 간략하게 하나씩 설명하고자 합니다. 

1

오름 이사회와 교사회에서 2014년을 평가했을 때 공통적으로 정리된 내용 중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에너지의 분산입니다. 창립 총회 때의 높은 참여율과 활력을 통해 평택 지역의 중요한 행사에 파트너로 참여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습니다. 하지만 단발성 행사들이 주를 이뤄 하반기 들어서는 조합원들의 에너지가 고갈되었다는 점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2

그래서 2015년에는 오름이 집중해야 할 2~3가지 메인 사업을 정하고, 시기별로 정해진 사업을 미리 준비하는 등 에너지와 활력의 리듬을 잘 조절하는 것이 과제가 될 듯합니다.

3

오름 조합원 들간의 관계를 더욱 돈돈히 하고 친밀해지는 것도 필요한 일입니다. 외부를 보느라 내부를 소흘히 한다면, 앞서 말씀드린 '사업체'와 '결사체'의 균형이 깨어지게 됩니다. 이 두 성격의 긴장감을 항상 유지하게 신경써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조합원들간의 친목을 다지는 모임을 더 강화하고, 함께 하는 조합원들만의 프로그램만 준비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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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조합원을 확보하는 것도 오름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조합의 힘은 사람의 힘입니다. 아직 오름의 이름으로 내세울만한 성과나 사업이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재 하고 있는 일들을 소개하고,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들을 정직하게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름은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조직입니다.

5

2015년에는 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협동조합은 '신념'과 '가치'의 힘으로 움직이는 조직입니다. 현실의 어려움을 넘어서서 우리가 가고자 하는 목표점을 볼 수 있게 하는 전환점은 '교육'입니다.  다양하고 지속적인 교육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투자입니다. 조합원이 성장하지 않으면 조합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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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오름'의 이름으로 지역 사회에서 의미 있는 일들을 진행해보고자 합니다. 첫번째 사업은 온라인 지도상에 실제적인 생활 정보 등을 입력하고 공유하는 '커뮤니티' 맵핑'을 통한 장애인 인식 개선 활동이 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연대의 그물망을 만들고, 주체적으로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커뮤니티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7

가끔 협동조합은 '생명체'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살아움직이는 역동적인 조직입니다. 그래서 직선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시행착오, 실수, 실패 등을 통해 성장합니다. 올 한해에 있었던 많은 일들이 오름에게 어떤 모양의 나이테를 남겼을지 궁금합니다. 나이테를 통해 더 안으로 더 단단해지고 바깥으로 커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름의 2015년, 많은 격려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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