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201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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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칭)장애인보호자협동조합 오름이 본격적인 조합 설립 작업에 나섰습니다. 11월 9일, 10일 남한산성 성문밖학교에서 발기인대회를 열었습니다. 총 아홉 가정이 발기인에 참여하기로 했고, 이사장, 각 소위원회의 이사 등을 선출했습니다. 협동조합기본법에 근거해 법적 등록을 진행한다는 것에도 의견을 모았습니다.

대회는 캠프 형식으로 치뤘습니다. 대회를 취재하고자 하는 언론의 요청도 있었지만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아직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외부의 유명세를 타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3년 동안 조합 준비 작업을 해 온 하래 부모회 가족들의 조촐한 잔치를 더 원했기 때문입니다.

아래 영상은 하래의 연꽃(임윤경) 선생님이 발기인대회를 위해 제작한 동영상입니다. 3년여 동안 조합을 준비하면서 있었던 회의 과정들, 소망들, 의견들 그리고 하래 아이들과 연을 맺고 있는 고앤두 가족, 학교와 도서관 선생님들의 축하 인사 등을 담았습니다.

동영상이 끝날 때쯤 부모님들은 눈물을 훔쳤습니다. 한 부모님은”서러워서 울었다”고 말했습니다. 그 서러움의 이유를 다 헤아리지는 못합니다. 다만, 조합의 시작이 장애아동을 둔 부모님들의 눈물에서 비롯했다는 것을 짐작할 따름입니다.

자리를 옮겨 마주한 모닥불 앞에서는 추억과 낭만에 젖었습니다. 밤 늦은 시간, 천막에 부딛치는 빗소리와 오래된 노래, 각자의 사연에 취했습니다. 다른 것의 힘을 빌리지 않고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만해졌습니다.

다음 날에는 성문밖학교의 이사장이신 김관영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김 이사장님은 30여년간 특수교육을 감당해 온 교사입니다. 지난 2012년 부모 캠프 때 처음 강의를 들었는데, 말 그대로 ‘깨어지는’ 경험을 한 부모님들이 있었고, 다시 한번 강사로 모셨습니다. 강의를 통해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운다는 것의 의미와 방법에 대해 새롭게 고민했습니다.

발기인대회를 마쳤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는, 부모라면 누구나 가지게 되는 그 ‘작은’ 소망이 왜 다른 이들에 비해 더 많은 눈물과 아픔으로 얼룩져야 하는지에 고민했던 사람들. ‘오름’의 발기는 부모님들이 더이상 눈물이 흐른 자리에 머물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손과 힘으로 해답을 찾아가는 모험의 시작입니다.

결국 이것은 시작에 관한 이야기일 뿐입니다. 작고 미약한 사람들의 꿈, 장애아동을 가진 부모들의 눈물 너머의 희망, 공동체와 연대를 통해 아이들의 울타리를 만들고자 하는 어른들의 분투, 장애와 비장애, 어른과 아이를 넘어 함께 어울려 살고자 하는 이들의 소망이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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