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201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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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자립공동체 ‘가온누리’협동조합에서 2017년 상반기에 진행한 장애인 직무 훈련 프로그램 <달꿈(달팽이의 꿈)>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달꿈은 가온누리 조합원 자녀와 부모님들이 함께 서평택체육센터 안에 있는 꿈볶는카페와 장애인보호자협동조합 오름이 운영하는 안중도서관 지하 매점에서 직무 훈련 프로그램입니다. 달꿈은 평가와 보완을 거친 뒤 계속해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번 후기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양한주 군의 어머니 배문희 조합원 님이 작성해 주셨습니다. 여러분들께도 공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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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의 꿈>
느리지만 아주 조금씩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 정말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시작>
4월 중순, 같은 상황에 있는 친구에게서 가온누리와 달·꿈에 대한 설명과 적극적인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다. 안중에 가본 경험이 없었던 난, 인터넷으로 버스노선을 검색해 4월 23일 첫 길을 나섰다. 그 날부터 내 아들 한주와 나는 일요일 풍경이 바뀌었다. 한주는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날짜에 시작하였지만 태민, 혜진 어머님 덕분에 매점에서의 업무와 카페 진행 상황을 알 수 있었다. 매점직무체험을 시작으로 일주일 후에 카페직무체험까지 참여하였다.

<고민>
오전 7시 50분에 집에서 나와 시내버스를 1시간동안 타고 안중출장소에 도착해 9시 30분부터 매점직무체험을 하고 11시에 카페직무체험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오후 3시쯤 된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긴장감과 장시간 버스를 탈 일이 없던 난, 솔직히 힘들었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한주가 피곤했는지 졸고 있는 모습을 보고 망설임도 있었다. 그래서 집에 도착 해 “한주야, 매점하고 카페 어때?” 하고 물었더니 한주는 “또 가고 싶어요.”라고 했다. 한주의 그 말 한마디에 난 고민 따위 접어두고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일요일에도 평일처럼 부지런을 떤다.

<매점, 장.단점, 문제점, 개선 방향>
먼저 매점 이야기를 해보자면, 오전 9시 30분부터 오전 10시 30분까지 청소와 상품정리가 주된 업무이다. 같은 시간대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태민, 혜진 그리고 한주 세 명이 서로 할 일을 정하고 각자 정해진 위치에서 엄마들의 시범과 가르침으로 탁자도 닦고, 빗자루로 바닥도 쓴다. 그리고 청소가 끝나면 진열된 상품 중 빠진 것들을 채우며 정리를 한다.

매주 역할도 바꿔가며 다양한 경험 할 수 있도록 했고,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은 서로 배려하고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때론 힘들어 하기도하였다. 매점 직무체험을 하면서 좋았던 점은 아이들이 독립된 삶을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직업에 대해 직접적인 체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매점 직무체험은 체계적인 매뉴얼과 가르쳐 주시는 분이 없어, 엄마가 직접 내 아이를 가르치다보니 엄마의 감정이 이입되고, 아이들 또한 학습 효과가 낮아지는 것으로 보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소 순서나 방법 그리고 상품 진열 방법 등 체계적인 매뉴얼을 만들어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엄마들을 먼저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며, 내 아이보다는 서로의 아이를 지도하는 것이 아이에게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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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카페는 교육을 받으신 조합원어머님 네 분이 매주 두 분씩 돌아가며 주문, 커피 및 음료제조, 손님응대요령, 설거지, 정리 등 카페에 필요한 업무를 세 명의 아이들에게 지도해 주신다. 같은 상황의 어머님들이기에 아이들이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세심하고 정성을 다해 알찬 수업을 해 주신다. 한주는 카페에 많은 흥미를 느꼈다. 처음에 앞치마를 하고 카페 안에 있는 한주를 보면 왠지 성숙해 보이고 시작도 안했는데 뿌듯했다.

<카페 첫 날>
첫 날은 포스기 조작도 커피추출기 장착도 모든 것이 서툴고 불안해, 한주를 바라보는 내가 더 걱정되고 긴장했었다. 집에 돌아오면서 ‘괜히 시작했나?,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또 오고 싶다.’는 한주의 말에 ‘그래 하자!’라고 생각했다.

<이 후>
한주의 급한 성격 탓에 손님응대 할 때, 빠르게 말하여 손님에게 정확한 전달하지 못해 실수를 연발하던 한주가 직무체험 횟수가 늘어갈 수록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커피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십시오.”라고 이젠 제법 한다. 커피 제조 순서도 하나씩 익히고, 종류도 알아가며 손님이 되어 주문도 해보았다. 어디가도 이런 경험은 해보지 못할 것이다. 한주 덕분에 난 일요일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아이스 카페라떼를 마셨다.

<직무체험 마지막 날>
7월 16일 마지막 날, 커피가루를 힘 있게 누르는 한주 팔뚝을 보고 “심쿵”, 커피 찌꺼기를 빼며 힘 있게 울리는 탕, 탕 ,탕 소리에 행복감을 느꼈다. 우리 아이들은 참으로 더디고 많은 기다림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몇 번의 체험이 많은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란 생각은 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아무도 모르게 음지이지만 아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달팽이처럼 우리 아이들도 발전해 가고 있다.

<직무체험 느낀 점>
이번 매점과 카페 직무체험을 하면서 느낀 것은 생각이 자라고 참을성도 키우며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마음을 서로 알기에 조합을 만들고, 체험을 기획하고, 진행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으로 감사하다. 늦게나마 시작하였지만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참가하려 노력할 것이다. 한주를 위해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손수 간식도 챙겨주시고 편안하게 체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최중석 이사장님, 카페 선생님들, 시간까지 바꿔주시면서 참여할 수 있게 해 주신 어머님, 같은 시간 함께한 혜진, 태민 어머님, 발 벗고 나서서 이끌어준 내 친구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기획하고 준비해주신 가온누리 조합원님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1기를 시작점으로 2기, 3기… 계속 이어지길 바래봅니다.

<내 아들 한주에게>
한주야!
엄마 잔소리 들어가며 다니느라 수고 많았고 사랑해~
조금은 힘들었지만 더 많은 행복함을 준 직무체험을 마치며,

2017.7.16일 늦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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