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201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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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고앤두는 지난 5월 24일부터 29일까지 아이쿱평택오산생활협동조합(이사장 이경옥)의 캄보디아 연수를 주관했습니다. 이번 연수는 고앤두의 캄보디아 사업장 방문과 간담회, 그리고 역사, 문화 유적 탐방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연수 프로그램에 함께한 원치은 감사님이 <평택시민신문>에 기고한 방문기를 저자의 허락을 얻어 고앤두 홈페이지에 공유합니다.

<평택시민신문> 기사 바로 보기


캄보디아 경제자립에 사회적 경제 역할 있었으면
아이쿱평택오산생협 캄보디아 방문기 ①

외세에 시달리고 있는 캄보디아 국민 안타까워
킬링필드•뜨루술렝은 인간 잔학성의 끝판

 

아이쿱평택오산생활협동조합 (이사장 이경옥) 이사와 감사 12명이 5월 24일부터 29일까지 캄보디아를 다녀왔다. 캄보디아는 그동안 알고 있었고, 생각했던 것보다 슬픔이 크게 느껴지는 나라였다. 공식적으로는 독립국가이지만 실제로는 베트남의 정치, 경제적 식민 상태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어 가난한 국민들이 경제 자립의 ‘꿈’조차 꾸기 어려운 나라이기 때문이다. 돼지 한 마리도, 캄보디아로 돼지 수출하는 베트남 기업 허락을 받지 않고는 키울 수 없는 게 이 나라 국민들이다. 1500만 인구에 밀 제분공장 하나 없어 수확한 밀알을 이웃 태국에 보내어 비싼 밀가루로 되받아 와야 하는 게 이 나라이다. 캄보디아 현대사- 크메르루즈, 킬링필드, 훈센 독재- 는 베트남과의 역학관계 속에서만 이해 가능한 종속의 역사이다. 현지 여행 가이드 분툰(36) 씨는 어설픈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다. “폴 포트가 좋은 사람이다? 나쁜 사람이다? 나한테는 좋은 사람이다. 내 삼촌 두 분이 박사, 지식인이었기 때문에 뜨루술렝에서 희생되었지만 적어도 폴 포트 시대에는 베트남에 휘둘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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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과 앙코르왓으로 유명한 관광지 ‘시엠립’ 두 도시를 방문했다. 24일 인천공항에서 밤늦은 비행기를 타고 다섯 시간 걸려 프놈펜공항에 도착했다. 이튿날 아침 5시, 호텔 주변 상가들이 내는 문 여는 소리, 사람 목소리, 음악소리… 어렴풋한 소리들을 들으며 프놈펜에서 하루가 시작되었다.

* 뜨루술렝
프놈펜 공항에서 호텔로 오는 한밤중에 보았던 건물이다. 도로 옆에 ㄱ자 모양으로 자리한 4층 건물이었는데, 흰색 벽에 네모 칸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리조트 같으면서도 네모 한 개가 방 한개라기에는 너무 작아 리조트 같지 않은, 아무튼 졸린 눈에도 예사로워 보이지 않은 건물이었다. 프놈펜 도심에 위치한 뜨루술렝은 킬링필드 당시 지식인을 잡아가두고 고문과 학살을 저질렀던 감옥이다. 각 방에는 그 방에서 죽어간 고문 희생자들의 현장 사진이 걸려 있었는데, 사진 속 바로 그 타일을 내가 밟고 서있다는 사실에 기절할 만큼 놀랐다. 30-40년 밖에 안 된 학살의 현장을 관광지화한 것에 대해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캄보디아의 다짐이리라 생각하면서도 잔인함에 대한 감수성의 무딤에서 오는 또 다른 폭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곳에서는 어느 것 하나 무섭지 않은 것이 없어 나무 한그루, 꽃 한 송이도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다.

* 킬링필드
학살 희생자들의 대량 매립지를 말하는데 전국에 2만여 군데가 있다. 프놈펜 근교에 있는, 전국에서도 가장 많은 희생자 유골이 발견된 곳이라고 한다(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데  기억나더라도 발음을 적고 싶지 않다). 킬링필드 당시 이곳 주변에는 집들이 없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사람들이 몰랐단다. 더군다나 이곳 사방 중 한 쪽이 저수지에 접해 있어 우기 때에 물이 범람해 쓸어가 버리면 학살 현장은 흔적조차 없이 지워졌다고 한다. 중앙에 높다랗게 세워진 위령탑에는 유골을 투명한 유리함에 보관하여 밖에서 볼 수 있게 진열해 놓았다. 다양한 크기의 구멍이 뚫린 두개골들이 섞여있었는데 그 구멍을 만든 철근 등 도구들이 옆에 놓여 있었다. 당시 캄보디아는 베트남과 전쟁을 치르고 있던 터라 총알을 아껴야 해서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구들을 흉기로 사용했다. 사람은 죽여야 하고 총알은 아깝고.. 어이없는 잔혹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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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놈펜 자연드림 매장
협동조합 경영을 통해 캄보디아에 새로운 사회적 경제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한국의 국제개발단체 고앤두인터내셔널이 코이카와 아이쿱생활협동조합의 지원을 받아 한국의 강남 수준 지역에서 1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친환경물품 판매장이다. 매장 운영이 쉽지 않다고, 상대적으로 매장운영 경험이 풍부한 우리에게 조언을 구했다. 캄보디아에서 협동조합이란 게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 알지 못하는 우리가 대답하기에는 어려운 주문이었다. 공동 소유, 민주적 운영, 공통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필요와 욕구, 자발적 결성, 자율적 조직, 협동조합을 정의하는 단어들을 주욱 늘어놔 봐도 캄보디아 사람들의 경험치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어려운 말일 것만 같았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시작하고 유지하고 있는 고앤두의 용기에 격려를 보낸다.

조언은 어려웠지만 아쉬움과 바람은 있다. 캄보디아에 협동조합등 사회적 경제 영역이 도입되고 성장하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늘려갈 수 있다면 캄보디아의 경제적 자립과 국민들 생활안정에 정말 큰 도움이 될 텐데… 또 이들이 민주, 문화적 욕구, 자발, 자율 등을 협동조합을 통해 경험할 수 있다면 인간 존중이 훨씬 큰 사회가 될 텐데… 하는. 캄보디아에도 협동조합 관련법이 있다. 독일 법을 그대로 베낀 거라는데 지금은 비록 사문화되어 있지만 그래도 협동조합에 대한 법 개념이 있긴 있는 거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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