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2015.06.11
Comment:    0    

DSC_5675~5월 보고서

Go & Do 타지키스탄 지부 김재욱

 흐드러지게 피어져 있는 꽃들을 보게 된다면 그 누가 되어도 정말 넋을 놓고 보게 될 것이라고 나는 장담할 수 있다.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볕을 받고 자란 이 나라의 꽃들은 저마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기 위해서 햇빛보다 더 강렬한 색을 내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길을 지나가는 이들은 남녀노소, 내.외국인을 가릴 것 없이 저마다 꽃과 사진을 찍어보고, 꺾어서 서로에게 나누어주기도 하고, 꽃잎을 따서 장난을 치기도 한다.
 요즘 들어서 날씨의 변덕이 참 심해졌다. 심상치 않은 천둥번개가 오전 내내 하늘 가득히 있다가도 어느새 맑은 하늘을 하고 있는 오후를 보는 날, 오전 내내 맑다가도 오후에 갑작스럽게 스콜 같은 세찬 비가 내리기도 한다. 더운 날이 적어진 것은 나로써는 참 반가운 일이지만은 이 나라를 생각하면 걱정이 들기도 한다. 일 년에 200일 이상이 여름인데다 이 여름 기간에는 비를 보기 힘들어서 수자원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던 이 나라에서는 비가 많이 오는 것이 좋은 현상이긴 하지만, 4000m 이상의 고원지대 사이에 분지처럼 자리한 타지키스탄에서는 갑작스런 호우로 마을 하나가 통째로 잠기는 현상이 생기기도 하는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걱정들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는 이곳에서의 생활이 어느새 1/4 지점을 넘어섰다는 것. 이것이 좋은 소식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이곳에서 보낸 시간 만큼 얻어지는 것도 많다는 것이 참 감사하게 만든다.  아직까지 준비하는 단계를 거치고 있는 중이지만 만들어지는 나를 발견하는 것도 기쁨이고 감사가 아닐까. 조급한 마음은 내려놓고 하나씩 하나씩 노력하고 있다.
 5월은 시작부터 바쁘게 흘러갔다. 5월 첫날은 이곳에서도 똑같이 노동자의 날로 지정하여 휴일을 보냈는데, 한인회에서 타직에 있는 고려인들과 연합하여 페스티발을 열었다. 그 날 지부장님과 함께 갔었다. 대사님부터 시작해서 고려인으로 국회의원으로 이번에 당선되신 분(성함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등 아이들까지 거의 200여명 정도 되는 인원이 실내체육관에 모여서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평소에 운동을 잘 안 한 덕분에 5일 정도 온 몸의 근육을 지르는 비명을 버텨내야 했지만 즐거웠다
 5월 9일은 승전기념일로 지키는데 타직국립외대 한국어학과 학생들이 히소르시각장애인학교로 소풍을 왔다. 두샨베 1,2 세종학당 학생들까지 합쳐서 대략 100명 정도의 학생들이 모여서 간단한 레크레이션과 게임들을 하면서 재미있게 보냈다. 정말 정신 없이 하루 온 종일 놀았다. 그날 히소르 아이들이랑 함께 시간을 잠깐 보냈는데 너무나도 착하고 순수한 아이들이 이 아름다운 타지키스탄 땅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사실에 울컥해서 눈물이 쏟아지려 하는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너무 귀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통해서 내 안에 조금씩 수그러들던 사랑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아이 하나가 '선생님 가지 말고 같이 여기서 살아요.'라고 했을 때는 정말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나도 그러고 싶은데,라는 말이 턱 밑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갔다. 감당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이내 내 마음을 다잡게 했던 것이다.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을 때가 빨리 와서 아이들이랑 같이 하루 종일 붙어서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다시금 연필을 잡고 아직 익숙하지 않은 키릴 문자를 머리 속에 집어 넣는다.
 이런 저런 준비를 하고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시간은 정말 빨리 지나간다. 지부장님과 함께 히소르 아이들에게 좀 더 많은 것을 주기 위한 구상을 하고 있노라면 아직 확정이 되지 않은 것이라도 기쁨이 마구마구 샘솟는다. 그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기쁨으로 기꺼이 내게 주어진 일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 내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인식하며 내 능력이상의 일들을 해낼 수 있게 한다. 정말 기대가 된다. 조만간 정말 좋은 소식이 들리는 날이 오는 것이. 그래서 우리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빛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말이다.

DSC_5231

DSC_6070

 

 

댓글을 남겨주세요.

   

*